21. 4. 2 오후 5:55

[이건호의 재미 있는 전략 이야기] 진화한 모든 생명체는 전략적이다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디지털마케팅, 디지털인문학

지난 칼럼에서는 뻐꾸기의 유전자에 내재된 원시적 전략에 대해 얘기를 했다. 이번 칼럼에서는 이런 원시적 전략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애기하겠다.

유명한 영국의 진화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는 그의 명저 이기적 유전자<The Selfish Gene>에서 진화의 본질에 대해 분석했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생명체의 번식은 유전자가 복제되어 자손들에게 전해지는 과정이다. 암수가 만나 새로운 생명체를 탄생시킬 때 암수의 유전자가 반반씩 복제되므로 유전자 간에는 새로운 생명에게 자신을 복제시키려는 경쟁이 일어나게 된다.

진화는 이렇게 유전자를 번식시키려는 경쟁 과정에서 2세 생명체 속에 만들어지는 유전자들의 새로운 조합에 의해 일어난다. 유전자가 생명체 안에 들어간 후 오래 살아 남기 위해서는, 해당 생명체가 대를 이어 번식해야 하므로 유전자는 자신을 다음 세대에 복제할 때 새로운 2세 생명체가 자연 환경에 더욱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변이를 시도한다. 그래서 생명체가 대를 이어가는 동안 지속적인 변이들이 발생하게 되고 여기서 자연환경에 적합한 변이들이 생겨나는 것이 바로 ‘진화’인 것이다. 

DNA molecule is located in front of a colored background. abstract collage

리처드 도킨스에 따르면, 유전자의 입장에서 진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두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1) 유전자들 간의 경쟁에서 이겨야 하고, 2) 자신이 속한 생명체를 환경에 적응시켜야 한다.

생명체가 탄생하면, 진화라는 메커니즘에 의해 유한한 기회를 놓고 벌이는 ‘경쟁’과 불확실한 환경에 대한 ‘적응‘이라는 게임 역시 함께 시작되는 것이다.

지구에 생명체가 탄생한 이후로 자신이 속한 환경 안에서 자신의 경쟁자들과 다른 차별적 특성을 만들어내고 이것이 자연의 선택을 받아 개체를 늘리기 위한 투쟁이 시작된다. 그리하여 필연적으로 모든 생명체는 ‘경쟁과 적응’을 위한 전략을 만들게 되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전략’은 오늘날 흔히 사용하고 있는 현대적 의미의 ‘전략’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그러나 경쟁에서 이기고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활용되었다는 점에서 보면 그 본질은 동일하다. 다시 말해, 전략의 ‘원시적 형태’인 것이다.

이런 원시적 형태의 전략들은 마치 미리 짜여진 컴퓨터 프로그램 같다.

예를 들면 ‘상대를 공격하라. 그가 도망치면 쫓아가고, 응수해 오면 도망쳐라’, 또는 ‘상대와 지구전을 펼칠 때는 무표정을 유지하라’ 등 특정 TPO(Time, Place, Occasion)에 적용할 수 있는 명령들의 세트(set)인 것이다. 이러한 원시 전략의 중요한 특성은 생명체가 이를 그때 그때 의식적으로 고안하는 것이 아니라 알지 못하는 어떤 메커니즘에 의해 특정 TPO에 직면하면 본능적으로 이들의 명령에 따르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그런데 이렇게 치열한 경쟁을 통해 어떤 생명체들이 진화하게 되면 이것이 환경에 영향을 미쳐 환경을 변화시키게 된다.
가령 다른 동물을 잡아먹고 사는 포식자 생명체는 사냥을 위해 빠른 스피드를 가질 수 있는 쪽으로 진화해 나간다. 그러면 그 먹잇감이 되는 생명체는 위장술을 발달시키는 쪽으로 진화하고, 이는 다시 포식자로 하여금 시력을 키우는 방향으로의 진화를 유도한다.

이러한 공(共)진화는 환경 전체를 변화시키게 되고 다시 새로운 게임의 룰이 생겨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끊임없는 환경의 변화와 새로운 진화의 순환이 일어났다.

 

long shot of a white tiger포식자의 진화는 초식 동물이 빨리 도망갈 수 있도록 진화를 이끈다. 결국 포식자는 살아남기 위해 거듭 진화해야 한다.

 

그러므로 진화의 특성상 단 한 명의 승자는 존재할 수 없으며 지속 가능한 최적, 최고의 전략 역시 존재할 수 없다. 오히려 특정 시기에 생존하고 있다면 그 자체로 승자라고 할 수 있다. 이미 다른 누군가는 사라졌기 때문이다. 또다른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카우프만에 의하면 약 40-35억년 전 지구상에 생명체가 등장한 이래 지금까지 99.9%가 멸종했다고 한다. 대부분 2000만년 이상을 넘지 못했다.

다시 말해, 그것은 인간의 머리로는 상상할 수 없는 오랜 시간 동안 그야말로 수많은 시행착오가 일어났었고, 그 과정에서 환경 적합도가 낮은 원시적 전략들이 그것을 지닌 생명체와 함께 도태되었으며, 지극히 극소수의 원시적 전략들과 생명체만이 근래의 지구 환경에 적합하여 잠시 머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전략적’이란 용어를 ‘경쟁 상대와 불확실성 환경에 대한 대처’라고 넓게 정의하는 한, 그것이 아무리 하찮은 벌레일지라도 지금 현재 존재하고 있다면 전략적인 생명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진화한 모든 생명체는 전략적 존재인 것이다.

 

이 글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문가 이건호님이 기고한 연재물입니다. 디지털 비즈니스 생존에 필요한 여러 가지 전략 이야기를 주기적으로 들려줄 예정입니다. 글을 보고 의견 있으면 아래 댓글 혹은 hello@performars.com으로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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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하귀하의 디지털마케팅 여정에 저희가 늘 함께 합니다. 어려울 때 더욱 힘이 되는 친구가 되겠습니다. 가까이 두시고, 언제라도 친근하게 불러주세요. 

퍼포마스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부문 대표. 이전에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의 전략담당 임원과 제일기획 펑타이 부사장을 역임했다. 현재 다양한 강연과 왕성한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애자일마케팅, 4차산업혁명 대응 및 중국시장전략 등에 관한 전문성과 관심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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